허공불(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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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없이 안보고 안듣고 초연히 무의에로 귀의합니다.
생나물 한웅큼 고추장 참기름 조청물엿 바루 하나 수저 한벌에 살아있는 내 입 하나 온천지 도원이 저 산에 있다 나물 먹고 물마시고 원초적인 삶 살생적업 살생은 악업이요 발심즉업 마음이 업이 되니 생각없이 안보고 안듣고 초연히 무의에로 귀의합니다. 2023.01.17. 황작
2023.03.17 -
그것이 업이요 업은 시차가 있어도 오차는 없다.
돌앙금이 앉아 결석이 되었다가 영롱한 사리가 된다고 하였든가 묵언 수행 순리란 본성을 부딪혀 깨닫게 되면서 바로 그 때는 자연히 입을 닫게 되는 법이다. 이미 경각하였으니 더는 휩싸일 것이 없지 않느냐 가섭의 염화미소는 뭘 몰라서 알듯 모를 듯 웃는 것이 겠느냐 지나온 것을 알면 그냥 둬도 될대로 되는 것이라 그것이 업이요 업은 시차가 있어도 오차는 없다. 살아서 속죄하고 갚든지 살아서 죽든지 측은이 없을까만 이미 그도 내소관이 아닐 것이다. 2023.03.16. 황작
2023.03.16 -
모두가 제자리서 살아가는 것 살아가는 자리가 있다고 머물지도 않고 가는 시간을 어디다 잡아두겠느냐.
모두 제자리서 살아가는 것 살아가는 자리가 있다고 머물지도 않고 가는 시간을 어디다 잡아두겠느냐 그럭저럭 사는 것에 이어지는 것일 뿐 상념으로 쌓는 것은 잠시 기억일 뿐 물길은 바다에 다다러서야 제 숨을 내려놓고 너울속으로 묻히는 것이다. 움직이나 그속 깊이를 보이지 않으니 원래로 돌아가서 내가 있었더냐 무엇이 나이었더냐 고집멸도 일체요 멸적이요 소멸이다. 2023.03.14. 황작
2023.03.14 -
느닷없이 산이 오시더니 그만 다 씻어버리게 봄이 왔지않은가 하신다.
느닷없이 산이 오시더니 그만 다 씻어버리게 봄이 왔지않은가 하신다. 다시 그 너른 마음 그리시게나 자초지정 다 아느니 나를 두어 벗을 삼으시니 오시게 오시거든 온다 간다 그 기별이 무슨 소용인가 "산은 산이고 물은 물이로다" 인생 별것이 아니라네 그저 오가거든 한숨 푸근히 내려노시고 쉬고가시게 한동안 살다 보면 또 봄 여름 가을 겨울일세 그 날중에 어느날 영원히 들어오시게 천년만년 예 살아보세나 나는 산 그소리에 귀 기울이고 살아보련다. 2023.03.14. 황작
2023.03.14 -
무상도 무념도 일체유심조 맘대로 안되니 체념합니다.
생각한다 고뇌한다 끈을 놓는다 무의에 귀의합니다 내려놓으라 그건 안된다 되는 것은 마음체념이니라 마음이 일어나면 그 멀리서 지레 돌아갑니다 무상도 무념도 일체유심조 맘대로 안되니 체념합니다 2023.03.11. 황작
2023.03.11 -
나는 내가 내관념으로 저장당했을지도 모른다.
무 배추 구덩이 파왔다. 몇일 상온에서 언땅이 무르게 녹았다. 갑자기 저장에서 화두를 잡았다. 과연 저장은 뭔가 무한개념 무한대는 뭘까 무한은 결국에서 저장이 안된다. 한정된 시간의 보존 나는 내가 내관념으로 저장당했을지도 모른다. 무한시간 물리적 시간과 유한시간 생체의 시간 그 사이 쯤 미상의 세월 무감각한 묵시적인 저장 우리는 그 시간을 사는 것일 뿐 시간과 관념 상대적인 존재가 아닌가 결국 시간은 있으니 있었고 또 없었다. 2023.02.11. 황작
2023.0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