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꼴 반쪽 글.(7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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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지매 잡어 한반티에 얼만기요.
포항 죽도시장 모듬회 한반티 먹고 싶다. 아니 그냥 양념 진한 오징어 무침 수북 한접시도 소원이겠다. 그게 이제 와서 뭐라고 어렵기도 못먹기도 그립기도 하는가 말이다. 포항아 두호동아 장성동아 곳곳 동네야 잘있느냐 추억을 두었거니 그기도 내 소년시절 있다. 아지매 잡어 한반티에 얼만기요. 흥정이나 해봤으면. 2024.04.17. 황작
2024.04.17 -
침묵의 시간에는 비가 오시는 게 좋다.
침묵의 시간에는 비가 오시는 게 좋다. 비가 오시나니 침묵이 흐른다. 비가 와서 좋다. 가슴은 미련 그리움 추억 회한 같은 등속들을 쟁여둔 그림자 무영지가 아닌가 비소리 듣는다. 감춰둔 가슴속 자박자박 돌아서 회상한다. 울듯 말듯 웃으며 오시는 비 고개를 들면 여름 문턱 봄비가 기운을 부추긴다. 마른 가슴 추스리라고 촉촉히 젖어든다. 2024.04.20. 황작
2024.04.15 -
사람이 늙어지거든 죽는데 집중해라.
사람이 늙어지거든 죽는데 집중해라 아무는 너 대신 너는 아니다. 죽을 때 죽더라도 좀 당당하게 살다가 죽어가거라 철없는 것이 뭐냐 비루하게 죽는 거다. 죽는 것을 겁낼 거도 없지만 서둘러 넙죽 달려들진 마라 어딜 기대려나 어디든 누구든 짐지우지 마라 죽음이란 네 소관으로 살다가 네 까지로 가는 거다. 2024.03.17. 황작
2024.03.18 -
이보시게 곱게 들 늙고 계신가.
내가 순간 걸어가는 이시간이 얼마나 아름다우냐 내가 어디로 가느냐가 아닌 시간이 알 수 없는 곳으로 가는 것 미지의 시간 늙는다는 것이 언제부터일까 사실 태어난 순간부터 늙는 것인데 그것이 관념적으로 늙는다는 그 어느 시점이 돼야 비로소 걸어가는 이시간이 아름다워지는 것이라니 이보시게 곱게 들 늙고 계신가. 2024.02.08. 황작
2024.03.07 -
삶은 돌아보기도 하는데 마음에 무엇이 한번 묻으면 씻기지 않는다.
있다가 없다니 생이 그러하다 죽어 그렇다 바람 스치듯 가버린 한 시절 사랑은 불문곡직 단언지하 이실직고 보고싶고 그립다 한쪽의 처지 외롭다 살기에 필연곡절 삶을 돌아보기도 하는데 한번 마음에 그 한점이 묻으면 씻기지 않는다. 살아 있어서 언젠가 그 끝은 죽음이겠지 그래도 이나마 행복했다 그럼 그립게도 살아야지 어쩌나. 2024.02.11. 황작
2024.02.11 -
분수가 있어도 서로의 것이 다르니 그 요량을 잘 달래어라.
천지 물속에 어물들아 원담을 넘보지 들 마라 물이 들어올 때와 물이 빠질 때가 분명히 따로 있느니라 사람이 부귀공명을 탐하기로서 좋고 나쁘고 시절이 반드시 바뀌나니 어느것에도 절망하고 안주하기를 경계하고 분수가 있어도 서로의 것이 다르니 그 요량을 잘 달래어라. 2024.02.03. 황작
2024.0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