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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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공을 휘휘 바람을 감아돌아서 사계가 돌아가니
시공을 휘휘 바람을 감아돌아서 사계를 운행하니 아불사 내 모두 불사가 역행이었구나 번뜩 화두를 게송한다 아재아재 바라아재 바라승아재 깨달음이 뜻모를 진언에 있을까 마는 얼풋 원래대로 돌아간다 싶은 그 화두를 잡고 부처님의 피안 불국을 염원하지 않았겠는가 입적야 적멸이니 있는 것도 없고 없는 거도 없으니 머무는 것에 부득이 연연하랴 오늘이면 내일이 다가서고 겨울이니 곧 봄이 올거니 언제 거역하고 뭐를 도모하는가 무엇이 형상이고 관념이란 건가 찰나가 길어봤자 속세 아닌가 무와 공의 철학에나 불국환생을 설법할까 시방삼세 영속은 없는 것이라 생로병사 적멸해서야 없는 것 그러면 곧 무소유이니 버릴 것도 없고 무요 공이요 허공인거라 어느 시공에 형상존자가 있든가 도반들아 청산이 말이 없고 물같이 바람같이 그리 살다..
2024.01.20 -
삶을 공치사 말고 묵념하라.
고요히 찌꺼기 가득 끼었던 희비의 점철 그 기억을 지우고 육신의 자각이 꺼져갈 때에 비로소 천지만물의 조화가 보이듯 빈손 들어서 인사를 남기는 것 삶을 공치사 하지 말고 묵념하라. 2024.01.12. 황작
2024.01.13 -
지금이라도 내가 수행을 한다면 그건 죽을 때 회한을 덜 남기기 위한 것일 것이다.
지금이라도 내가 수행을 한다면 그건 죽을 때 회한을 덜 남기기 위한 것일 것이다. 내삶 내짐을 온전히 내가 지고 묵언하며 시방세 연연하지 않고 이승의 분별을 두지 않으며 이미 온 길 내맡겨진 부득불 인연을 다투지 않고 자신에 묻을 것이다. 가타부타 한마디 대꾸도 없이. 2024.01.01. 황작
2024.01.01 -
이승이란 시절인연에 업보를 갚고 가는 길인 것일지니..
이승이란 시절인연에 업보를 갚고 가는 길인 것일지니 그길을 道라하지 않느냐 악업은 괴롭고 선업은 내마음 편안한 것이다. 적멸하고 열반야 그기에는 불국 천당 그런 것이 있을 리도 만무하다. 선업이 무이요 공이요 무소유로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저절로 무이다. 공이다. 2023.12.15. 황작
2023.12.15 -
젖은 수건처럼 끈적거리는 것들을 어찌 인연이라 하겠노 그것들은 다만 굴레일 것이다.
죽을 날이 오면 편하게 마음을 둘 거처를 알아야 한다. 결국에는 일체만물유심조 남과는 하등 나눌 것도 없는 본성 마음이 열반이기 때문이다. 이승의 젖은 수건처럼 끈적거리는 것들을 어찌 인연이라 하겠노 그것들은 다만 굴레일 것이다. 존재 자체가 도인 대중앞에 나서서 주제넘게 도를 안다고 하는 것은 민망한 일이다. 사람이 이미 그 도를 다 알고있으나 미련을 떠느라 깜박하여 딴짓을 부리는 것일 뿐이다. 도가 그러한데 누가 누구에 주제넘게도 도를 설하려는가 도는 그기 있고 있는 그것이 바로 나이다. 고승이 시주에게 묻기를 "보살님은 어디서 오시는 길이시오"한데 시주가 답하기를 "그것을 나는 모르오 스님은 아시오"하니 도가 어느 누구의 경각이겠는가 심히 민망한 일이다. 속세를 끊는다 하는 것은 그저 산속에나 들어..
2023.12.12 -
인간 신념이 없으니 아망이다.
풀처럼 생각같은 거 없으면 상념이 없었을 것 아닌가 집착번뇌가 모도 고뇌이었다. 출생이 축복이라 어느놈이 그랬노 운명이 그랬으니 할수없이 사는 것이고 그러자니 사는 버팀을 한 것이고 어쩌나 기왕지사이니 남못잖게 살아야 할 아닌가 왔다가 가는 것인데 생각을 너무 했다 부지불식 죽음이 두렵다면 그것도 집착이다 끊는다 버린다 그런 도를 어찌 깨닫나 시방사방 초목에서 배워라 몸 야위고 마른바람이 불어오면 가을이고 등허리 굽고 찬바람 불면 겨울인 것을 부처 믿지마라 예수 믿지마라 사는 도리나 하고 살아라 해꼬지 말고 얻어먹지 말고 짐되지 마라 그게 신념이다. 인간은 인간일 뿐 어찌해서 제 출생을 남에게 의지하나 신도 없고 신앙은 허구다 인간 신념이 없으니 아망이다. 2023.12.02. 황작
2023.1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