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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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납같은 새벽 나는 참회한다.
꿈결같은 선잠에서 깨나니 산너머 시골개 짓는 소리 고요히 들린다. 밀납같은 새벽 아무런 동요없이 고요함 천길만길 깊이 빠져드는 침묵 자기자신 본연을 파고드는 연민과 고뇌 나는 참선한다 세상 모든것에 교감하며 마음의 창을 열고 눈을 뜬다. 중량감 없는 중력 허공을 유영하며 간섭하는 불빛을 등대삼아 이승의 꼬리를 잡고 머리속이 하예지도록 사색에 빠져든다. 백팔번뇌 참회하나이다. 2022.11.01. 황작
2022.11.01 -
나의 과거는 희미한 기억속에 탄화되었다.
경주 남산에서 역사시간 그 때에 그때 탄화미를 손으로 만졌을 때 깨달음을 얻었다. 삶의 역사 그 길고 막연한 생존을 생각했다. 그 지금이 과거이고 나의 과거는 희미한 기억속에 탄화되었다. 기억나면 추억인 것이고 잊혀진 순간은 근본도 없어졌다. 그렇게 흑연으로 눌러 쓴 공책 한권도 남아있지 않은 사연 깨달음 삶은 다 기억되지는 않는다는 것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후에라도 내 전기가 탄화미가 되어 기억이라도 되어질 어느 기념비석에 쓰여질만한 아무리 오래 가도 썩지않을 그런 옹골찬 나의 볍씨를 묻자 반짝반짝 내 인생의 빛 반들반들 윤이 나는 나의 삶 역부여시 진신사리를 걸음마다에 빚어 묻자. 2022.10.05. 황작
2022.10.05 -
이 세상에 와서 온 것이니 무던히 애를 쓰면서 산다.
이 세상에 온 것을 부정하는 사람도 감사하는 사람도 무관심한 사람도 그러나 나는 온 것이 탐탁하지 않아 부정하는 쪽이다. 또 그렇다고 해도 막 살거나 저주하거나 그리 살진 않는다. 기왕에 왔으니 내 오고 감이 고웁고 그러려면 내 삶이 소중해야지 해서 무던히도 애를 쓰면서 산다. 만약에 오지 않는 것이 뭣인지도 모르고 와서 온 것이니 남들보다 나쁘지 않은 삶을 살아야지 않을까 돌아갈 때 그게 문제이겠지 모나지 않도록 후회없도록 살자 잘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도 돌아보며 살아라. 2022.10.03.황작
2022.10.03 -
등신불 나는 오로지 나에게로 귀의하나이다.
가을 바람이 거미줄 한뼘도 안되나 실오라기 하나 건들지 않고 그기를 빠져나가는구나. 삶이 그러한 거다. 제 아무리 흔적을 남긴다고 하지만 장차 누가 알아주랴 우리네 삶이 흔적 없다. 비우라고 뭐를 비우라고 인연도 그것이 체념인 것을 알았다. 깨달음 "물은 물이요 산은 산이 로다." 있는 것만 있고 없는 것은 없다. 삼라만상 삼부대중이 허무인 것을 무상이다. 나무관세음보살 등신불 나는 오로지 나에게 귀의하나이다. 나는 오늘 있다 그러니 내가 오늘 이 세상에 있다. 2022.09.03. 황작
2022.09.03 -
무한정진 인연공덕 돌아돌아 체념집착이 하나이다.
어디엔가에 서있을까 그래서 우리가 언제 어디서 다시 또 스쳐갈런지 우연이 또 인연이 된다면 그기 발걸음 멈춰 서 필연 망부석이 될 것이다. 시방세 발심 그리움 사바 인연 고뇌라 이슬비 발자죽이 생각에 잠겨 말없이 산자락 돈다. 정적이란 공허한 것을 시공간이 혼재한 내면의 수양 무한정진 인연공덕 돌아돌아 몰아 수상행식 무념무상 체념집착이 하나이다. 2022.08.06.황작
2022.08.06 -
내 시간에 허겁지겁해서 내 존자가 어디 머무는가.
아끼자고 해봤자 시간인데 그게 그렇게 될까 불가능한 것을...... 상좌에 평상심을 일러도 그게 버리는 건가 나는 체념일세 세월을 잡아본 적도 없고 그것을 어찌 잡는가 먼저 알았으면 깨달음도 그랬을 것이다. 그러자고 해본들 내 시간에 허겁지겁해서 내 존자가 어디 머무는가 저는 저대로 가고 나는 나대로 사는 것이지 구분이 집착이 아닌가 그 아궁이 연기 같은 것을 막상 지금도 봐라 저대로 뒀더니 벌써 칠월이 다가고 말았구나. 2022.07.30. 황작
2022.07.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