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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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모정 철부지라도 다 알겠다.
이제나 철모르고 철없이 나이가 제법 되었다. 노모의 이부자리나 봐드리며 같이 늙었으면 좋으련만 막막 어찌 한숨일까 그래도 어머니는 그럭저럭 잘 지내신다. 참 송구스럽다. 남 만큼 키웠는데 남 만큼 벌지 못해서 더 편히 모시지 못하니 못났다. 불효이다. 언제나 애써 밝게 웃으시는..
2018.10.23 -
이제사 철이 좀 드려나 봅니다.
무청 시레기를 삶았네요 어머니 잘드시는 찬거리라 파랗게 애지중지 했네요 한주먹 두주먹 볼끈 짜서 가져다 드릴려고 하지요 자애사랑이 뭐 별거예요 자주 찾아뵙고 소소한 얘기 나누고 일상 안녕을 여쭙는 것 안바쁘면 오너라 그 말씀 그게 그것이라는 것을 가슴으로 알아 가는 것 이..
2018.09.30 -
나는 그 시작도 끝도 어머니가 주시는 양식이다.
누구 말따나 우리 모자간은 부모자식 기승전결 밥이다. 어머니 한테 갔었다가 어디 가시고 빈집이라 전화를 드렸더니 이러저러하여 뭐 바쁜 일상이시단다 그거 고마우신 일이다. 편히 즐겁게 재밌게 노세요 하고 찬거리 생선 채소 과일 쑨 묵 냉장고에 넣었노라 말씀드렸더니 도로 어디..
2018.07.30 -
고향보다 더 아련하신 내 어머니.
자갈 모래 구워진 강바닥 형산강 마른 상류 나는 월성군 내남사람이다. 삼릉골 용장골 틈수골 골수물이 모이고 박달 봉계 용산 강골바람 불던 내고향 그기 사람이다. 돌아서 나온 세월 50년이네요 어쩌지요 난 훌쩍 60이 되었고 그 세월 아버지 여의고 애비없는 자식 되어 외 어머니 모신..
2018.07.24 -
저무는 담장만 봐도 왜 난 슬프냐.
흙담 너머 텃밭 쇠비름 고랑 상추 이랑 청개구리 뜀벌레 날벌레 고구마 두럼 옥수수 장대 울타리콩 늙은오이 풋고추 호박 가지 들깻닢 저무는 해 엄마 몸빼바지 싸리소쿠리 따뱅이 머릿수건 엄마 냄새 모깃불 연기 강아지 나 동생 그기 담장너머 채소밭 아버지 그만 오라시는 헛..
2018.07.16 -
노모께나 가뵈어라.
이 때 또 알러지가 발병한다. 꽃이 좋아도 눈이 아프다 나는 이 한 철이 울다웃다 하는 계절 훌쩍 콧물을 훔치면 금새 한여름이려니 내나이 육십이다. 뉘 말마따나 세월이 시속60km로 내뺀다. 그러니 이 사람아 울기도 할 밖에는 자주 와 인사나 하세 죽을 때 까지 몇번이나 더 보겠..
2018.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