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8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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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제 서러워 우는 게지요.
굳게 닫혔던 마개가 열려 소리없이 흘러 내립니다. 홀로 우는 것을 보노라니 사심도 맘도 보이지 않는 듯 합니다. 울음 소리 없이 수시로 다만 한모금 쓴 맛으로 다 비워지면 서러워서라도 아마 단맛이 날 겁니다. 괜히 큰스님 가신 후로 별스레 슬퍼 종종 울고있습 니다. 사람은 제 한몸위해 우는 곡이..
2010.03.22 -
사는 것이 이리 가벼운 것을......
사는 것이 이리 가벼운 것을 죽기 어렵거던 살아라 하셨다니 이 말씀 얻기 전에는 사는 것 마저 무겁더니 이렇게 내려 놓을 수 있는 것을 여직 두려워했나 봅니다. 사는 것은 죽으려고 사는 것이니 살어라 하셨다 하니 막 대놓고 하신 말씀 같은데 말씀 얻으니 왜 이리 사는 것이 홀가운지요. 평소 좋아..
2010.03.22 -
무소유.
소유치 말라 하신 말씀 곧이 곧데로 받으면 죽으라는 말 밖에 안된다. 근간에 그사람 내아는 사람 얘기로 법정스님과 기거하던 누구 도반이 스님께 당잖은 질문을 했더란다. 스님께서는 무소유라 하시고 왜 카세트를 틀고 계시는지요 여쭈었다 한다 그 답은 듣지 못해 내가 모르나 무소유 스님의 말씀..
2010.03.15 -
이후 그리마라 하시고 ......
바람소리에 대롱하나 대어 놓고 피리를 분다. 눈먼 장님 어둡사리에 세상을 휘적인다. 네 안을 밝힐 것이지 알도 못하는 밖이 왜 소란스럽누. 토굴로 가자 하시면 반드시 가야하누만 스님은 입적 하셨다. 때를 알리면 몰라도 따라야함을 이후 그리마라 하시고 ...... 2010. 3. 12. 에
2010.03.12 -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홍시를 먹다가 목에 걸렸습니다. 너무 크군요. 목구멍이 작아도 이 공(空 ) 하나가 다 넘어 가네요. 목구멍도 무소유요. 감 하나도 썩어 무소유요. 본디 없는 듯 고요하다 하니 목구멍에 걸린 것은 무었이며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건가. 2010. 3. 12. 에
2010.03.12 -
수월히 가시옵소서.
나 세상으로 나설 때 어두웠나 훤하게 밝았나 눈감고 찾는 것 눈뜨고 찾는 것이 서로 다른 것이었더냐 무념무상 색즉시공을 눈뜨며 잃었나니 세상사 이치는 오직 눈감아야 빈손인 것을 여기 저기 스님으로 목메이는 것은 분간 아닌지요. 슬퍼 뭐하지요. 때가 되 가보면 알 것을 하늘도 슬퍼 멀쩡하던 ..
2010.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