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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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름을 이고 관음을 기다린다.
밤새 머리속 명주를 뽑아 거미줄을 치고 바람을 불러다 이슬을 흔들어볼까 마른 울타리 햇살이 들어오면 함박지 물 뿌려 마당 쓸고 으례 뒷짐지고 오솔길 돌아와서 한끼니분 만큼 아침을 하여 먹고 누 오려나 점심을 기다릴까 그도 저도 아니면 점심 건너뛰고 저녁을 기다려볼까 세간을 ..
2012.02.24 -
그림자마저 흔적없을 것을 모른다.
쥐고 있어도 눈은 녹아 없어지는 것을 어찌 본들 구름은 비되어 내리는 것을 담고 있어도 물은 마르면 그만인 것을 사유와 직시가 다 한때인 것을 합죽선 바람에 노니는 나비도 유월이요. 한가로이 오가는 그네도 호시절이요. 귀인의 권세도 쥐었을 때요. 석양에 저어가는 뱃길은 황혼이..
2012.02.24 -
상호 헤아리면 적멸하여 아픔도 없다.
저장하고 키우고 채우고 이것이 바로 자연의 정체이다. 잘 먹고 건강하고 행복하려면 자연이라는 이름에 친숙해야 한다. 변증으로 본질을 해하지 않고 실증적인 목적에서 파괴하지 않고 조화하며 덕을 취하는 식약동원 식약호용 의역동원 우주를 이해함에 삶을 영위하고 상호 헤..
2012.01.07 -
공
상채기 혹이 불거진 것도 우연이 아닌 인연이리니 나무의 못난 혹이 그런 이치이라 내 마음이 아프고 고통스럽다 하여도 모두가 연기에서 온다. 나를 살리려는 업이고 인연이고 치유인 것이다. 2011. 12. 26. 황작
2011.12.26 -
내가 비록 한낱 이끼이여도.
한나절 햇볕이 내렸다 가는 세상 좁은 곳에 새삼 피지못할 풀잎은 비키고 뗏국물 앉은 이끼만 까맣게 끼어 한기 으슥한 물기만 베어나온다. 불전을 돌아 나오는 불빛에 모자란 온기를 갈망하여 새삼 나서지 못할 속죄를 안고 마르지 않는 샘물로 축원올리며 살기 떨리는 추위를 ..
2011.12.22 -
무상무념 본성이 춥습니다.
겉으로 알수 있는 건 보고 듣는 것입니다. 좋은 얼굴로 좋은 말을 하세요.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야잖아요. 흩어져 모아지지 않는 마음 무상무념이 무엇입니까. 상은 생각하는 거지요. 념은 그 상으로 무얼하려는 의도지요. 그것에 착을 가지면 집착이되지요. 그러니 생각하고 의도..
2011.12.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