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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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이 같이 심은 걸로 하자꾸나.
까치 몰래 피마자 씨 몇알 심고 조롱박 씨 몇알 심고 주변을 둘러보고 얼른 덮는다. 총총 걸음 약삭빠른 대가리 보기도 미깔스러운 놈 아까부터 뭘 심나 내려다 본다. 아주까리는 설사약 조롱박은 박씨 흥부네가 지킨다더라 이놈아 잘만 참아준다면 올가을 한줌 내어주마 그러니 너하고 ..
2012.04.02 -
버리라지요.
머물지 않고 지나는 매사에 무엇이 보이나 보지 못하고 보았다 하는 것은 찰나 헛것과 같은 것이던가 남의 죄업을 보듯 나의 업을 건성으로 보니 애써 잘 살려고 해보나 마나 원망이요 탓이요 자기애증에 사로잡혀 아귀같은 욕심이 태산같아 잠시 머물며 돌아보는 화두도 없다. 일체중생..
2012.04.01 -
스님은 경이나 가시는가.
산을 가리키면 산을 보라지 손끝을 보라 하지 않거늘 무쇠뿔이 담장을 뚫을지언정 미몽으로 한치 뜻을 헤아리는가 이미 큰스님이 그래서 중은 안된다 하셨는가 대자대비 부처님이 앉아계시니 스님도 앉아계시는구나 부처님이 누워계시면 스님도 편하실텐데 농경은 보살네가 공양간도 ..
2012.04.01 -
미련한 소 이 업을 어찌 닦노.
염주알 썩는 것이 어디 곰팡이 때문이더냐 내 게으름 탓이지 묵은 소를 일으키지 않으면 먹지도 마라 했거늘 미련한 소 이놈이 경을 갈지 못한다. 아불사 이 업을 어찌 닦노. 2012. 3. 30. 황작
2012.03.30 -
고집멸도 그 끝의 마지막 물방울.
주전자를 허공에 들고 아주 작은 잔으로 심간을 집중하여 긴 낙차를 받아낸다. 음다의 묘미는 고요 정적 다음에 맛 과 향이니 그 끝 마지막 물방울 소리 경각 고집멸도의 풍경소리 듣지 않는다. 무념무상 해야 비로소 합장. 2012. 3. 30. 황작
2012.03.30 -
사바에 행한 죄업은 끊고 가야합니다.
마른 풀에서 푸른 심이 보입니다. 하나도 인연없는 것이란 없고 풀 한포기라도 작년 그리고 억겁의 인연을 받아 다시 세상에 오는 것이겠지요. 무엇을 소홀히 한다 하겠어요. 전후 자초지정 어쨌거나 모르니 모른다 하지만 그 이치는 하나이겠습니다. 경에 이르기를 나가 나요 나 아닌 것..
2012.03.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