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모곡(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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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모시고 정말 훌륭한 날이었소.
무청 땄소 귀퉁이 뿌려둔 가을 열무 어머니 뽑아 가셨소 오늘 아침 문안인사 드렸더니 열무가 사근사근 연하여 김치가 꿀맛이랍니다. 무청은 따로 시레기 해드리려고 데쳤소 어머니 몰래 도토리도 건중 한말은 됨직합니다. 그거 까는데 손톱 까맣게 되고 여간 잔손질이 아닙니다. 지난 ..
2016.10.04 -
한편 고우시고 한편 가슴 아프다.
경상도 할매가 전화만 받으시면 끝어머리에 오늘 여전 밥 묵지말고 좋은 밥 무꼬 좋은 하루 되라 하시며 끊어신다. 우리 어머니 여든 둘이신데 점점 순수해지신다. 소녀같다. 한편 고우시고 한편 가슴 아프다. 오래 좀 계셨으면 부모 안계신 외로움 짐작이 무겁다. 고아들은 얼마..
2016.07.08 -
그러나 어머니의 등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아침에 든 꿈결이란 어머니의 등과 같다 엄지를 물고 잠들었는지 아차 나는 다섯시면 만반의 준비가 되는 사람 아 불사 여듧시가 넘었다 그러나 어머니의 등이 너무나도 따뜻했다. 2016.06.30. 황작
2016.06.30 -
비오며는 인절미 만드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구즌 비 종일 내리며는 찹쌀밥 절구에 찌어 볶은 콩가루 버물러 인절미 만드시던 어머니 생각이 난다. 상추 건대 고추 깻닢도 따서 가야겠다. 2016.06.24. 황작
2016.06.24 -
어머닌 어쩌든 당신이 먼저 가시길 그게 낫다 신다.
할머니 어디를 그리 힘겹게 가시나요 며느리 집에 가봐야지요 며느리집이면 아들네 집은요 그놈은 불효하고 먼저 갔어요 며느리는 재혼했지요 그나마 그 쪽 바깥사람도 부모를 다 여읜지라 서로 그러세요 드나든다우 외동이라 아들은 더 없다우 가슴을 한없이 저미어왔다 나는 ..
2016.06.07 -
어머니 제가 죄송해요.
어머니 저는 괜잖아요 연금도 제법 되구요 지금도 밥벌이 나갈 수 있구요 이대로 더는 무엇을 바래요 세대 부모의 세대 저의 서대 자식의 세대 더하고 좀 못하고 한 것 같아도 언제나 부모세대가 어렵고 가난했습니다. 제가 죄송해요. 2016.05.04. 황작
2016.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