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꼴 반쪽 글.(7411)
-
느닷없이 일어나 인생을 묻는다.
느닷없이 일어나 인생을 묻는다. 나름 힘써 살아가는 한가로운 세상에 유아조두적인 사상을 깨운다. 뭐 그다지 충만한 개념도 없어 뵈는데 아침 신문에 대문짝만하게 낸다. 미쳤나 이넘의 세상 먹고 살기 힘들어 자빠지는데 무조건 나누자면 지금은 없는 사람도 반대할 것이다. 우선 쓰고 벌어서 갚는..
2009.10.13 -
숲.
썩은 낙엽 밟고 애기 버섯 올라서고 아카시 둥치에 재목버섯이 부채춤을 춘다. 마르지 않은 숲은 축축하고 잎썩는 냄새는 누룩향기가 난다. 열매는 떨어져 지레 술이되고 까치는 취했는지 발광이다. 벌레 먹은 낙엽 구멍에 짜 맞춰진 액자가 전시회를 연상케 한다. 아마 값을 매길 수 없어 자연이라 하..
2009.10.13 -
감사해야 한다.
질겁했던 봄, 여름이 가고 많은 부족함을 남겼다. 더러 비틀리고 새버리고 엇나가고 산만하고 뚫려서 겉잡을 수 없었지만 돌이켜 보면 순간순간 소중한 기억이 백혀 있다. 한순간의 공백도 없었기에 이어진 삶 그로 인해 또 한번의 탈곡할 가을을 맞는 것 감사해야 한다. 가을이 있어 다시 우리 손잡고..
2009.10.13 -
사는 것을 치장하지 마세요.
내가 찬을 한다니 친구가 반신반의 경악을 한다. 남자가 그게 뭐 어때서 선입견을 가지는 지...... 반포 터미널 지하상가에서 이천오백원 주고 양은이 하나 샀지 나물 씻고 버무릴 그릇이 마땅잖아서...... 얼마나 뿌듯한지 해볼 수 있는 것은 이미 다 내 머리속에서 버물러지고 있었다. 매콤 달콤 고소 ..
2009.10.13 -
묵사발을 만들었다.
묵사발을 만들었다. 묵 솥에 무수히 터져나오는 분화구 400원 더주고 산 땟갈도 곱고 고급스런 고무장갑을 끼고 무작정 저었다. 튀거나 말거나 작년에 뜨거워서 잘 못 저었더니 누룽지가 되더라. 탄내도 꼬시하게 나고 그래서 맛을 버려 묵도 버렸었다. 알아야 반장 하는 거다. 묵장사 할 거는 아니라도..
2009.10.06 -
가을 편지.
억새 꽃 붓과 황색 한지 한장에 청청 벼루를 눌러 놓고 푸른 먹을 살살 적셔 허공 화선지 온 세상에다 편지글을 읊어 보련다. 흰구름 밀려 갈 때 내 마음 애틋하여 한구절이라도 날려 가면 그기라도 당신 이름 써두고 마을 어구에 섰다가 까치집 둥지로 햇살 부시면 코스모스 한장 뜯어서 하늘 끝자락..
2009.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