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꼴 반쪽 글.(7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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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따르륵 따르륵 여치 메뚜기 방아개비 사방 튀어 오르고 날벌래 떡가루 폴폴 나르고 햇살에 비친 연못은 납자루 비늘처럼 반짝이고 자전거 살바퀴는 다람쥐 챗바퀴 돌고 오직 파 무우 배추밭만 푸르고 길가엔 고무래로 곡식을 널어 말리고 고무신 한 켤레 다정히 햇살 즐기고 있다. 나도 그 한가운데 ..
2009.10.15 -
편지가 늦게 왔다.
편지가 늦게 왔다. 그것도 두어달이나 늦게....... "오늘도 일기 고르지 못합니다. 너무 후덥지근하고 짜증이 납니다. 날씨야 탓을 할 수 없으니 모쪼록 건강하시고......... -중략- 그다음은 아주 꼭집어 당부 해놓았다. "7월 4일에 니캉 내캉 한방에서 숙식을 같이 하던 때가 그리워 몇몇 동지를 소집하니 ..
2009.10.14 -
고독을 견뎌야 한다.
엊저녁 떠나는 마지막 비가 왔다 척척 감기던 여름이 갔다. 대지위로 나즈막하게 여운을 남기고 나는 약간의 한기가 든다. 또 한겨울을...... 동트는 새벽 추위에 나서야 한다. 홀로 겹겹이 껴 입고 움츠리고는 고독을 견뎌야 한다. 단 하나의 소망을 갖고 스스로의 체온으로 안으며 겨드랑이 깊숙히 두..
2009.10.14 -
어이없어서 원.......!
정말 웃겨서 길가다 오십원을 줏었다 뭔가 기분이 괜잖다 행운처럼 기쁘다 그런데 오천원 오만원 오백만원.......이면 이거 난감해지네 물론 나의 성품으로는 당연 미련없이 빠이빠이 하겠지만 에이 그래도 고민은 좀 하겠지....... 정말 아닐까 어허 참 쓸데 없는데다가 가뜩이나 복잡한 머리를 써 버렸..
2009.10.13 -
긴 세월에 묻혀 가는 것.
가르마 탄 들길을 서캐처럼 기어가는 인생아 솔솔한 바람일진데 넌 여위어 가는 구나. 어느날 샛바람이 참빗같이 빗어내면 마른 바닥에 떨어져 너는 사라지는 구나. 깊이 생각하자면 머리속이 복잡하여 빗질을 하지만 하나 가벼워지지도 않으니 입장바꿔 한적한 들길 가다보면 솔솔한 바람 샛바람 긴..
2009.10.13 -
구절초.
구절초 꽃밭에 꿈베게 놓았어요 하얀 구름이 뒤집혀서 땅은 하늘 하얀 하늘에 누웠습니다. 순간 땅이 없어졌습니다. 하늘과 하늘만 있을 뿐입니다. 꿈을 꿈니다. 나의 정원에 구절초를 잔뜩 퍼뜨리리라 성가신 부지기수들은 들이지 말고 구절초 흰무리만 자욱하게 흩뿌리리라 굴뚝 연기에 구절초 향..
2009.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