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하고 나면 그나마 서글픔이 조금 위안이 된다.
2026. 5. 20. 13:11ㆍ나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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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는 죽는 날인 것을
그땔 뭘 그리 염두에 두나
빗물이
방충망에 매달려서
부산스레도 거품이 인다.
그 공연한 내 자기연민이
비오는 날이라
치우지 못한 마음자리가
같이 젖어
눅진하고 무겁다.
숲에는
좀 전
좋아라 코를 내밀었던 내음
아카시꽃도
어느사인가에 산화하고
여름짙은 푸른 녹물이
퍼렇게 쏟아져내린다.
그러니
텅빈 가슴이 너무 싱거워
조르륵 눈물이 흘러난다.
소금 한꼬집 털어
숨 사이사이로 간을 치고
어떻게든
참고 견디려 먼산을 본다.
쓰리다
모든 것이
시작은 그낭 그리 되고
저리 또 되었으나
끝은 모두 심난한 법이다.
보지 않고
생각 않고
심안을 뜨고 싶지만
이미 발들여놓은 이승이
수행으로
마저 그 다 버려지는가
굴레이니라
체념하고 나면
그나마
서글픔이 조금 위안이 된다.
2026.05.20. 로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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