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념하고 나면 그나마 서글픔이 조금 위안이 된다.

2026. 5. 20. 13:11나는 나이다.

728x90

언젠가는 죽는 날인 것을

그땔 뭘 그리 염두에 두나

빗물이

방충망에 매달려서

부산스레도 거품이 인다.

그 공연한 내 자기연민이

비오는 날이라

치우지 못한 마음자리가

같이 젖어

눅진하고 무겁다.

숲에는

좀 전

좋아라 코를 내밀었던 내음

아카시꽃도

어느사인가에 산화하고

여름짙은 푸른 녹물이

퍼렇게 쏟아져내린다.

그러니

텅빈 가슴이 너무 싱거워

조르륵 눈물이 흘러난다.

소금 한꼬집 털어

숨 사이사이로 간을 치고

어떻게든

참고 견디려 먼산을 본다.

쓰리다

모든 것이

시작은 그낭 그리 되고

저리 또 되었으나

끝은 모두 심난한 법이다.

보지 않고

생각 않고

심안을 뜨고 싶지만

이미 발들여놓은 이승이

수행으로

마저 그 다 버려지는가

굴레이니라

체념하고 나면

그나마

서글픔이 조금 위안이 된다.

 

2026.05.20. 로설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