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즈넉에 나는 나에 귀의했네.

2022. 9. 10. 10:21나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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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를 모시고 음복에

퇴주를 하고나니

살짝 기분이 가물하다.

나는

외가가 절손이 된지라

외조부모 지방도

같이 올려

차례를 모신다.

이 도리도

나 죽으면 끝이겠지

이러는 속을

누가 알기나 할까만

공연히

옆에서

주제넘게

자기 죽으면

제사를 지내지 마라

의미없는 소리를

그리고는

멀쩡한 내가 죽어도

제사는 안지낸단다.

어디서 배운 짓인지

실없는 소리

생뚱맞아서 실소다.

차례상 음식도

때마다

거의 다

손수 내가 하는 것을

대단한

수고나 하는 거 같네

그러면서 그런거

꼭 지금

죽기전에

똥보해야 하는 건가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면

나는  뭐가 다르겠오

감정이 있진 않지만

다만

나도

그럴 생각이 없었오

하기는

내가

나이를 먹어도

더 먹었고 남자라니

용감하게 먼저 가겠지

그래서

나는

나중 억울할까봐서

매일

나의 제사를 지낸다.

잘먹고

잘자고

잘싸고

나를 의지하며 산다.

나중 남의 제사를

지내고 안지내고 하는

뭔 되먹지 않은 소리

예즈넉에

나는 나에 귀의 했네

내게는 내가 있오

한나 신경쓰덜 마소.

 

2022.09.10.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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