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우야 요즈음은 산길에서 네 생각이 무척 나는 구나.

2013. 10. 1. 08:15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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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빨간 눈깔로

등교길에도

하교길에도 섰던 네가

여우였다는 것을

다 어른이 되었어야

알았다.

능골 길목에

왠 개 한마리가

오가는 나를

지키고 섰다가

쪼르르 나타나던

그 시절

눈에 밟힌다.

그 아이

나 국민하교 4학년인가

전학나오고

어찌되었을까

좀 더 가까이 놀아 줄 걸

맥락없이

돌팔매질만 하였었다.

그래도

제딴엔 그게

노는 것인 줄 알고

온몸을 흔들며 피했었지

기실

나도 장난이니

맞힐 마음은 없었지

경덕왕릉 길목 늘상 섰던

너는 어찌 됐을까

무섭기는 커녕 귀여웠었다.

나의 기억안에는

주둥이 길다란

개 한마리

나의 동무였다.

여우야

요즈음은 산길에서

네 생각이

무척 나는구나.

 

2013. 10. 1.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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