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래도 난 좋다.

2013. 2. 22. 13:04별꼴 반쪽 글.

728x90

귀밑머리 세치가 타고올라

꼭지를 넘는다.

겨울의 근심 떨어져 나가느라

머리 각질이 허옇게 내린다.

잔잔한 노랫장단에

창너머 기억의 꼬리들이

가슴을 쓸어간다.

나이가 다가 아니라는 위안에

난 늙은 줄 모르는데

보는 이에게는 측은해 뵈나보다.

머리검은 짐승보다야

희끗한 사람 늙은이가 낫지 않겠는가

이순하면

듣기도 순하고

말하기도 평탄하고

좀 그럴까 했는데

나는 여전히 열여섯

소년의 행세를 하며 산다.

남보기는 이순이나

매양 나는 천둥벌거숭이 인 거다.

넘치지만 않으면

아무래도

난 좋다.

 

2013. 2. 22. 황작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