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 건너가 멀리에 벗을 살핀다.

2013. 10. 22. 10:30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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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새벽은

청소하고

아직 향기가 채 가시지도 않은

일찍 출근한 빈 사무실의

화장실 같다.

 

이슬에 벌레먹은 이파리가

더 예뻐보이고

말라가는 풀잎에도

감상이 묻어나는

숙고의 계절이다.

 

풀닢 젖은 길을 사색하다가

다리난간에 팔을 걸치고

물속의 잠행을 쫓노라니

버들닢 한닢이나 작은 물고기

등꼬리 이리저리 뒤집고 노닌다.

 

갯둑

망사같은 줄기들은

얼기설기 초가지붕을 매어이고

누룩댕이 호박은

한사코 주저앉았다.

 

술도 익고

가슴도 뭉글고

구름 건너가

산위에 머물며 눈섭에 손올리고

멀리에 벗을 살핀다.

 

2013. 10. 22.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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