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리석게 이 봄을 그냥 보내진 않을 것이다.

2013. 2. 28. 07:55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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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녹은 질보리밭

찐득한 흙뭉텡이를 밟고

빈손으로 냉이를 뽑는다.

매년 그랬고

올해도 올차게 모여나는

남새들

겨울을 난 탓으로

향도 진하고

뿌리도 길고 굵다.

잔뿌리도 없이 곧다.

건강한 잎은

겨우내 추위를 이기느라

구리빛으로 붉다.

냉이 멸치조림

숙회무침

된장무침

참기름간장무침

만지는 대로

솜씨대로

나는 봄을 모아오고

누군가는

함께 봄을 먹을 것이다.

어리석게

이 봄을

그냥 보내진 않을 것이다.

 

2013. 2. 28.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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