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오너라 비오셔도 된다.

2012. 8. 23. 18:48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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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또 꾹 누른다

비오실려나

들에 가야되는데

낭패일세

하기사

저번 비땜에

가도 밭에 들자면

푹푹 빠지겠다.

그래도

먹을 것이 많을텐데

오물오물

풀맛이

제대로 날텐데

훌쩍 갈 수 있는 곳

어떤이는

흙 묻히면

죽는 줄 아는데

참 희안한 병이다.

땅에 발딛고 살면서

땅을 싫어하다니

농부가

혼자서

노래를 흥얼거리기도

아무도 없는데

쑥덕거리기도

왜그러는지 아시오

힘들어서만 아니라오

흙과 이야기하는 거요.

주거니

받거니 하는 거라

말이오.

무엇을 보아도

생각하고 깊이 보면

안보이는 것도

보이지요.

하늘은 발광을 하고

들녁을 누르고

산은 구름을 막아선다

비오는 들녁

깡말랐던 땅 적시니

농부는

익어가는 벼논의 물을 빼고

미꾸리 거슬러 오르는

농수로에선

파란 내음이 피어난다.

비오너라

오셔도 된다.

땅이 좋다니

마을 푼다.

 

2012. 8. 23.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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