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녁에 까불리고 빈손인 것이다.

2012. 5. 25. 19:35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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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출근하여

조금의 돈을 벌고

마음 편하게 앉았는데

예전같이

좀 더

여분을 남기려는 욕심이

없다.

이 즈음에

이만하면 족한 것이다.

단추를 풀고

소매를 걷고 생각해본다.

채반을 들고 들에 섰다가

깨 까불듯 바람에 까부니

세월은 멀리 새어 나가고

머리꼭지

반짝이는 은빛 백발을 보고

오가는 새들만이

나도 모르는 이야기를

미주알고주알 쪼아댄다.

다 잊은 것을

다 지난 것을

좋은 일이면 뭣하고

궂은 일이라 뭐랄까

빈지게만 털썩거리는 것을

돌아보면

얽히고도 작은 길이

어찌나

아련히 고왔었던가.

큰바람도

작은 바람도

내 모르는 바람도

그 때 가버렸더라는 생각이

이제야 번뜩하니

그 옹박지던 욕심이 모두

들녁에 까불리고

빈손인 것이다.

 

2012. 5. 25.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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