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 내 겨울 자각이 어린애 입맛이다.

2023. 11. 20. 08:04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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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빵 사러 갔다

홈플러스

농협

그게 없다.

그제야

겨울이 오고말았다는 것을

알았다.

슬리퍼를 신고 갔는데

지금 발이 시리다

아깐 정말 아무렇지 않았다.

일체만물유심조

유물론

뭔가 없으면

허전한 게 아니라

갑자기 간절하다.

홧김에 서방질이라고

꿀호떡

꿀송편

약과

단 것들 잔뜩

내재된 추억

내 2023년 겨울 자각이

어린애 입맛이다.

어릴적 퍼먹던

시렁위 조청엿 생각이 난다.

훔쳐먹으면 이 빠진다

겁을 줘도 많이도 훔쳐먹었다

부모님 그 말 참말이었나 보다

진짜 이가 많이 빠졌다

아뭏든

예쉿다섯의 겨울

어제 배추 무 뽑아다가

오늘 김장도 하고

세놓을 집 손도 보고

무단이 놀지는 않았으니

출출했겠다.

누구나

부모의 그 나이가 되면

억수로 후회되고 그립다.

가을 걷어서

겨울로 가는 길목

부모님 전상서

외로운 갑다.

 

2023.11.18.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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