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박또박 천천히 감싸며 갑시다.
2012. 6. 24. 14:23ㆍ별꼴 반쪽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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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로 오세요.
여기서 삽시다.
이만저만 풍족합니다.
메꽃이 반들한 산골 마당
촉촉히 내린 이슬
굵은 토룡 한마리 몸 비틀고
방긋 산넘어
울타리를 걸쳐들어오는 햇살
장닭의 분주한 활개짓
살구
자두를 쪼아내는 까치떼
앵두나무 사이로 벌레를 잡는
참새무리
저것들 다
훠이하면 혼비백산 날아가는
여린 것들
그런 장난을 치며
고무신 코젖은 발끝으로
이랑을 밟아
두어그루 감자를 파오는
서두를 것이라고는 없는
주어진 양
시간도 내것이고
여유도 내것이고
아침상 차린대로 내것이고
살아서
둘이
하늘이 내린 그 시간까지
마주보며
또박또박
천천히 감싸며 갑시다.
2012. 6. 24.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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