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아닌 나 나는 그에게 질끈한 연민을 느낀다.

2022. 8. 8. 18:09나는 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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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딘가

아주 내 마음에 드는 곳이 있다면

그게 우연히 어디든

날 그기 가만 앉혀두고 왔으면 싶다.

고립된 자유정신 상념을 느리게 흐려

나 아닌 나

무심으로 스스로를 망각하고 싶다.

젖은 광목천 같은 가막한 장대비에

잿무름 허공속을 유영하며

벼락을치고

발광을 하고

고함을 지르고

지랄을 해도

아무리

어쩌든 해도

그저 묻혀버리는 남모를 골짜기에

망연히 주저앉아

걷잡을 수 없는 물길을

요량없이 바라보는 은둔의 미지

날 그 움푹한 계곡에 내버려두고

내가 나를 모른 척

숨겨주고 싶다.

얼마나 지쳐버렸으면

나는 그에게 질끈한 연민을 느낀다.

 

2022.08.08. 황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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