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랩] 겨울 얘기 해 볼게요.
2007. 10. 4. 08:54ㆍ카테고리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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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옵니다.
그 풍경 그려 볼게요.
박새 날아와
할미새 문안 여쭙소.
간밤
대청 아래 서생원이
쥔집 가마니를 뜯었어요.
아침은 그기서 잡수시라고.....
밤새
함박눈이 세상을 묻어서
먼 것도 같고
가까운 것도 같고
대체 무아지경이다.
문밖으로
속-속 강아지 발자국 나갔고
무 구덩이는 불쑥 배 내밀고
감나무 아래엔 삐죽 수수대가
섰다.
모두가
제 감당 만큼의 하얀 광목을 이고
겨울을 난다.
함박 내린 눈을 곰곰히 볼까.
이불 호청이 되기도
백설기가 되기도
옷도
끼니도 궁한 겨울이다.
굴뚝새
드나드는 초갓집 마당에도
뒤주가 있고
쥐방울이 파놓은 구멍으로
나락 껍질이 소복 쌓인다.
여늬 새 모두
쉴새없이 왔다 간다.
우리도
묻어둔 게 없으면 겨울은 나기가
힘겹다.
처마 밑에
말린 씨래기
곶감꼬지
박꼬지
호박꼬지
무말랭이
겨울이 길다.
2007. 9. 27. 황작
출처 : 원광디지털대학 한방건강학과
글쓴이 : 황교목(07)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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