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 그리시는 친정 어머니.

2009. 2. 26. 09:42카테고리 없음

728x90

잔뜰 장독대에

넋 놓고 주저 앉아

허공에다 욕사발을 퍼붓는

시골 아낙 친정 어머니

채송화 필 무렵

시집간 딸 한번 왔었나......

해바라기 모가지 비틀려도

안즉 기별이 없다.

 

초여름 땡볕에

바삭 타는 장독이

뜨겁기만 한데

젖은 행주도 말라만 가는데

속절없는 눈물 방울

부엌에 갇혀 산 세월 만큼

성화가 난다.

 

날 그리시는 친정 어머니

낮은 담 위로

기약없는 눈길만 자꾸 넘어

이제나 저제나

허무는 맘 달래지 못하시고

누군지도 모를 허공에다

모진 욕을 퍼부신다.

 

2009. 2. 26. 황작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