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나이다.

고향이라 어데가 무슨.

mysparrow 2025. 3. 7. 2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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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기름 장판은 어데 무슨

장석자리겠지

아궁내 구들에 새어들어

구수하게 묵은 장석자리

무명요이불

등잔 호롱불 심지 타들고

뒤안간 대밭에

바람끼리 부비대는 삭음

어둠엔 쥐잡는 괭이소리

산중 바위솔에는 산부엉이

망을 살피고

들을 가로질러 산속으로는

자정을 울리는

산짐승 울음소리 음산하고

소년의 머리맡엔

부러진 몽당연필과

검정앉은 그을린 일기장

일흔이 다 되어도

참으로 포근한 잠이었다.

지금은

고향이라 어데가 무슨

눈감으면

맘속 돌이켜나오는

흩어질 흑백영상일 뿐이지.

 

2025.03.07. 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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