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공불

내게 묻고 내가 아느니 바람이 무슨 말을 해주겠는가.

mysparrow 2025. 2. 23. 2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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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고 햇살 잘드는 언덕에서

소나무에 기대

바람을 묻다가 선잠이 들면

보여지는 색깔은 없어도

솔향내는 짙겠지

색즉시공 공즉시색이라 했네

탐할 거도 있으려나

미련은 남겨서 뭣 하려고

하루날이 뭐가 그리 대단할까

소소한 행복이라 했든가

볕 잘 쪼이고

바람 내음 맡고

시간이 실려가는 소리나 듣고

이승의 이심전심

나 아닐 바에 내가 아닐 터이고

잠시잠간 인연에 찰나뿐인 것을

햇살이든

바람이든

무엇에도 의지하지는 말아라

내게 묻고 내가 아느니

바람이 무슨 말을 해주겠는가.

 

2025.02.23. 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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